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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반

내가 돈 관리하는 방법 - 자동 가계부

by 부자 사람 2020.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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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평범한 월급쟁이다. 조금씩 투자도 해보지만, 스스로 투자에 재능이 없다는 걸 안다. 그래서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대신, 잘 하는 것은 아끼는 것이다. 혼자 살 때는 정말 많이 아껴 살았지만, 결혼하고는 쉽지 않다. 아이가 있는 것은 둘째치고, 아내는 소비 패턴이 너무 달라서이다. 그렇다고 아내가 과소비를 하느냐? (내 기준에서는 그렇지만)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그렇지는 않다. 어떻게 차이를 메우고 돈 관리를 하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결혼하고나서 아내가 가계부를 오랫동안 써왔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육아가 힘드니, 나에게 대신 관리해줄 것을 부탁해 4년 전부터 내가 관리하고 있다.

부족하지만 돈을 어떻게 관리하는가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미리 말하지만, 나는 나름대로 짠돌이다.

2000년대 초반에 구입했던 면티셔츠를 아직도 입는 것을 보면 와이프는 경악한다.

(면티셔츠가 아직 늘어나지 않고 멀쩡한 것엔 더 놀란다.)

대학 시절 자취할 때는 겨울에도 난방을 안 하고 지내서, 아침에 머리카락이 쭈뼛 서면 일어나기도 했다.

 

아내나 나나 성격이 일반 사람에 비해서는 꼼꼼한 편이다.

아내가 가계부를 기록한 것을 보니, 아내는 나름대로 영수증도 다 모아두고, 지출입을 원단위까지 큰 카테고리별로 꼼꼼하게 기재했다. 하지만, 처음 내가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굉장히 많이 싸우게 됐고, 가계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명히 매달 적금도 들었는데, 비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보너스 성격의 수입을 제외하면 거의 늘 마이너스였다. 대부분의 지출이 신용카드였는데, 신용카드 지출은 매달 들쭉날쭉 했으며 적금을 든 의미가 없을만큼 지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적금액보다 큰 지출)

 

가계부는 왜 쓰는 것일까?

가계부는 기록이 목적이 아니다. 지출을 계획하기 위함이다. 

지출을 계획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지출을 특정 범위 안에 묶어둔다는 것이다.

지출 한도를 정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어디에 얼마만큼 돈이 필요한지 알아야한다.

 

이 과정에서 아내와 굉장히 많이 싸웠다. 나는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고 싶어했고, 아내는 의심받는다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틀이 갖춰지기 전까지 아내나 나나 서로 포기할 것 포기해가며 1년여의 조율 기간이 필요했다.

 

내 자동 가계부의 핵심은 아래 세 가지다.

- 지출을 특정 범위 안에 묶어두는 것 (변동성 금액까지도 감안해)

- 통장을 용도별로 나누고, 자동이체하는 것으로 통장 내역 자체가 가계부인 것

- 매달 전체 자산의 증감과 순자산, 부채, 유동성을 확인하는 것

 

첫번째 것에 대해 얘기해본다.

아래 그래프는 내가 가계부를 관리하기 시작한 2016년 6월부터 1년간의 수입과 지출이다. 

2016년말 월세 소득이 생겨서 수입이 증가했고 뒤로 갈 수록 지출 빼고 어느 정도 수입, 지출이 일정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1: 2016년6월 ~ 12: 2017년5월

이 1년은 가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얼마만큼 졸라맬 수 있는지 실험한 시간이다. 

이  기간을 거치며 1차적으로 한 것은 내 신용카드 지출을 거의 0으로 만들었다. (왜 '거의'인지는 뒤에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처음엔 아내의 신용카드를 두고도 없애자 말자 다퉜는데, 아내 소비 스타일로는 없애기가 쉽지 않았고, 전업 주부인 아내 명의로 대출이 필요하거나 할 때 소득 증빙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아내의 신용카드는 놔두기로 했다.

 

지출 내역을 나눠보자. 아주 큰 카테고리로 고정지출과 변동지출로 나눌 수 있다.

고정지출은 매달 금액이 일정하게 지출되는 것으로 대표적으로 보험료 같은 것을 들 수 있는데, 다소 변동이 있더라도 그 변동이 미미한 것은 고정지출로 구분했다. 변동지출은 매달 지출이 일정하지 않은 것이다. 외식비 등. 하지만, 고정지출과 변동지출의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생활 스타일에 따라 같은 외식비라도 누군가는 고정지출에 가깝게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지출을 특정 범위 안에 묶어두려면 변동지출을 줄이고, 고정지출을 최대한 늘리면 된다.

크게 카테고리를 아래와 같이 나눠보았다.

 

<고정지출>

- 보험료, 자녀 교육비, 대출 이자, 용돈, 생활비

<변동지출>

- 휴가비, 경조사비, 세금, 의료비, 네일샵, 미용실, 외식, 옷 구입, 주유비, 통신 요금 등등

 

이 분류에 대해서 아내와 나도 많이 싸운 부분이기 때문에, 갑론을박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생활비를 굵은 글씨로 해둔 것은 어디까지 생활비로 포함시킬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생활 스타일에 따라 그에 맞게 정의하면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우리 가족의 정의를 기준으로 아래와 같이 카테고리를 다시 정리한다.

 

<고정지출>

- 보험료, 자녀 교육비, 대출 이자, 용돈, 생활비

<변동지출>

- 휴가비, 경조사비, 세금, 의료비, 네일샵, 미용실, 외식, 옷 구입, 주유비, 통신요금 등등

 

취소선으로 표시한 것은 생활비 또는 용돈의 영역으로 들어갔기에 지운 것이다.

변동지출로 남겨둔 항목들은 아껴서는 안 되는 영역으로 정의했다. 필요시 지출해야하는 항목으로써, 처음에는 이것도 고정지출로 묶기 위해 이를 위한 1년치 여유자금을 고정해두고 거기에서 변동비를 해결하고자 했지만, 여유자금을 초과하기 일쑤였고,  그걸 관리하기 위해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병원을 갈 일이 있을 때도 비용을 신경써야하는 것이 병을 더 키울 노릇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유자금에서 변동지출은 충당한다. 그 외에는 생활비/용돈을 조금 여유있게 잡더라도 생활비/용돈 안에서 해결하므로써 지출을 예상 가능한 범위안에 묶어둔다아내와 나는 용돈에서 각자 휴대폰 요금 등은 알아서 해결한다.

 

그리고 생활비는 고정지출에 해당하는 부분은 대부분 아내에게 입금해주지만, 변동지출 (아파트 관리비, 주유비, 외식비)에 해당하는 부분은 내가 내 용돈과 함께 관리한다. 나는 조금 쪼들려 사는것에 익숙하고, 지출을 통제를 하는 편이라. 내 용돈을 아껴뒀다 외식한다던가, 주유를 한다던가 하기도 하는 식이다.

 

아내는 지출이 통제가 잘 안 되는 성격이라 생활비를 10일마다 특정 금액씩 쪼개어 입금해준다. (아내 친구들의 원성이 들린다.^^) 한꺼번에 입금되면 초반에 거의 다 써버리기 일쑤여서, 10일마다 내 월급통장에서 아내 통장으로 자동 이체 된다. 기간을 잘게 쪼개면 지출이 좀 더 통제가 된다. 이번 기간에는 생활비가 얼마 밖에 안 남았네하고 지출을 다음 기간으로 미룬다. 급할 때는 여전히 카드를 쓰는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 이제 더이상 터치 안 한다. '돈이 얼마밖에 없다'라고 자주 듣는 스트레스는 감당해야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아내도 이 방식에 익숙해졌다.

 

이렇게하면 갑자기 큰 돈 들어갈 일 (병원이라던가, 차수리 등등) 아니면, 매달 정해진 지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극도로 아낄 수 있는 방식은 아니지만 지출을 통제 가능한 방법이고, 내가 가용한 금액을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계부를 쓸 필요가 없다. 통장내역이 곧 가계부다.

 

월급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아내 용돈 계좌, 아내가 관리하는 생활비 계좌, 내 생활비겸 용돈 계좌, 보험료 나가는 계좌로 자동이체되어 빠져나간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아내가 관리하는 생활비 계좌로는 10일마다 자동이체된다. 그리고 내 신용카드 결제는 월급 통장에서 이뤄진다. 나는 신용카드를 딱 한 목적으로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지원받는 본인의료비를 결제할 때만 신용카드를 쓴다. 변동지출임에도 신용카드를 쓰고, 사용한 금액만큼 월급통장에 들어오기 때문에 월급 통장에서의 지출입은 일정하게 유지가 되기 때문이다.

 

또, 투자 통장은 따로 관리한다. 월세가 들어오는 통장에서는 월세는 자동으로 적금으로 들어간다. 양도차익이 생긴 것은 다른 통장에서 관리하고 여유자금과 함께 예금을 든다던가 유동성을 항상 확보한다. 최근에 주식계좌를 터서 그것도 하나 더 늘었다.

(가계를 관리하면서 시작한 것이 부동산 투자다.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어떻게 투자해야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돈이 이렇게 나가느니 아예 못 쓰도록 어딘가 묶어두자라는 생각이 큰 유인이었다. 잃지 않으면서 투자를 할 곳이 초보인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월세였다 - 처음엔 재건축에 몸테크하고 싶었으나, 아내가 오래된 아파트는 죽어도 살기 싫다였다.)

 

마지막으로 한달에 한 번, 전체 자산의 순증감만 체크한다. 이때는 주식, 부동산, 현금 등 모두 포함해 체크한다. 아래와 같이(수치는 예제로 만든 것^^) 간단한 엑셀을 이용해 매달 한 번 수동으로 업데이트한다. 부동산은 대략적인 시세에서 보수적으로 낮게 잡고, 양도세도 대충 40% 내는걸로 감안해서 양도세 차감해 순수익을 예상한다.

 

이자로 나갈 금액 등 현재 보유자금에서 지출될 금액 등을 차감하고, 현재 가용한 자금도 체크를 한다.

어느덧 4년이 되었는데, 내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쉽게 효과적으로 돈을 관리하고 지출을 통제하는 방법이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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