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초보 최고 계략 - 박성현 저 (2020년, 에프앤미디어)
제목에서 조금 '싼티나는' 냄새가 느껴질 수 있지만, 좋은 접근법을 소개하고 있어 좋았다. 진부할 수 있는 좋은 주식 고르는 법에 대해 잠시 언급하기도 하지만, 투자 종목을 발굴하거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아이디어에 관한 책은 아니다. 저자 스스로 '멘탈도 약하고 인내심 부족한, 일반적이고 평범한 투자자'라고 이야기한다.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데 있어 투자한 종목에 충분한 시간을 줄 인내가 부족하기에, 이를 컨트롤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을 생각하게 된 배경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에는 시스템 운용법에 대한 이야기를 짤막하게 곁들였다.
투자를 하는 이들이 비유하기 싫어하는 도박을 저자는 가차없이 빗대어 이야기한다. 저자가 한 때 도박을 했기 때문이며, 더 재밌게도 도박을 통해 돈을 잃지않고 벌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도박에서 '하이 리턴'을 기대하지 않고, 1천원의 최소 베팅이 가능한 게임만을 했으며 베팅 상한액과,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고 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식 역시 미래를 예측할 수 없지만, 도박보다 월등히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과거의 데이터들이 존재한다. 데이터를 토대로 확률이 높은 종목을 선택하고, 수익에 대한 욕심을 버린다. 대신에 가능한 거래 횟수를 늘리면 우리는 괜찮은 수익을 만들 수 있다.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판단한 기업 가치와 주가에 괴리가 있는 '가치주'라는 전제가 필요하며, 수익이 나지 않으면 오래 묻어둘 수 있어야한다. 하지만, 수익이 나면 언제든 익절할 수도 있다(거래 횟수를 늘릴 수 있는 포인트). 이런 개념 아래,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한다는 개념이다. 한 달간 1%만 수익이 났다고 해도 12개월을 반복하면 12%가 되고, 2년이면 27%가 된다. 단지 예일뿐이지만, 저자는 10% 정도 수익을 세팅한다.
변동성이 큰 대상에 적은 돈을 투자하는 것과 변동성이 작은 대상에 큰돈을 투자하는 것은 똑같이 위험하다.
변동성이 낮은 투자 대상에 적은 돈을 투자하면서도 수익을 높이는 방법은 거래 횟수를 늘리는 것
가치 투자를 지향하면서 왜 거래 횟수를 늘리는 방법을 선택했을까? 단타 트레이딩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며, 장기 투자를 위한 보조 수단으로써 시스템을 세팅한 것이다. 아래의 문구가 가치 투자의 어려움을 대변하며, 많은 이들이 실패하는 이유일 것이다.
가치투자는 고통스러운 투자법이며, 그 고통은 투자의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오는 것이다.
고통스러운 이유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특히 주식을 사지 않는 것이나 손절하지 않고 장기 보유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치 투자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트레이딩의 영역을 끌어들였다.
저자는 어떤 시스템을 만들었을까? 같은 증권사에 7개의 계좌를 만든다. 각 계좌를 1번~7번이라고 부르자. 최초 매수는 1번 계좌에서 한다. A라는 종목을 계좌#1에서 100원에 샀다고 하자. 목표 수익률에 도달할 때까지 절대 매도하지 않는다. 만약 최초 매수가격에서 3%가 하락하면 계좌#2에서 추가매수한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상승할 가치주에 투자했기 때문에 가격 하락은 매수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 뒤 최초 매수가에서 5%가 하락하면 계좌#3에서 추가매수한다. 이런 식으로 7번 계좌까지 추가매수할 수 있다. 비율은 3, 5, 10, 20, 40, 70% 하락시 각각 2~7번 계좌에서 추가매수하는 것으로 한다.
1번은 장기 투자 계좌가 되며, 아래로 갈수록 단기 투자에 가까워진다. 상기 예에서 5%하락했다면, 계좌#1은 평단가 100원, 계좌#2는 평단가 97원, 계좌#3은 평단가 95원에 세팅되었을 것이다. 주가가 더 하락해도 우리는 매도하지 않고 계좌#4가 매수 대기하고 있다. 계속 보유하는 것이다. 주가가 100원까지 상승했다면, 우리는 계좌#2, #3에 대해 선택권이 주어진다. 익절할 수도 있고 보유할 수도 있다. 이렇게 여러 개의 종목을 보유하면 어떤 녀석은 이익을 내서 자연스레 보유가 되고, 이익이 안 난 녀석은 하위 계좌들에서 트레이딩을 하며 이익이 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장기 보유할 때까지 '트레이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장기 보유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전제>
1. 장기 투자 계좌의 투자 자산 비중은 40% 이상으로 유지한다.
2. 레버리지는 사용하지 않는다.
3. 장기 투자 계좌의 목표 수익률을 10% 이상으로 정한다.
: 장기 투자는 자산 증식이 목적, 단기 투자는 현금흐름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4. 개별 종목 최초 매수 금액은 해당 계좌 투자 자산의 5% 이내로 정한다.
: 투자 자금의 규모가 늘어나더라도 목표 수익률이 낮아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며, 분산 투자 효과 기대
5. 추가 매수는 이전 계좌 종목 투자 손실률 3% 이상일 때만 한다.
6. 추가 매수 투자금 규모는 최초 매수 투자금과 동일하게 한다.
: 단기 트레이딩 계좌는 수익의 크기 보다 수익의 실현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다.
7. 손절매는 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배경 설명들이 책에 더 소개되어있으니, 재밌게 읽어볼만하다. 7개까지는 아니어도 계좌를 분할해 관리하는 것은 나름의 방법으로 고민해보고 활용할 여지가 충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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