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배 주식 - 크리스토퍼 메이어 저 (워터베어프레스, 2019년)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투자 철학 및 투자에 관한 좋은 글들을 많이 올리시는 와이민 님이 번역을 했다. 작년에 와이민 님 블로그를 통해 이 책을 알게되었었는데, 주식 투자에는 관심이 없던 시절이라 독서를 미뤄놓고 있었다. 최근에 주식 책들을 들춰보던 중에 이 책이 떠올라 읽어보았다.
와이민 님에 대한 좋은 바이어스가 있어서 손수 번역을 했다고 하니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문체도 그렇고 도표들도 정제된 느낌이 아니다. 초반부에는 이해하기 쉽지 않아 잘 안 읽혀내려갔다. 뒤쪽으로 넘어가면서 다소 읽기가 편해지긴 한다. 다행히 마지막 챕터에서 전체적인 아이디어를 한 번 정리해주는데 그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한 번 더 읽어야했을지도 모르겠다.
주식 투자의 방법론보다는 철학에 가까운 책이다. 부제와 같이 최고의 주식을 이야기하지만, 그 방법론은 독자들에게 상당 부분 맡겨져있다. (온전히 개인이 개별 기업을 분석하고 찾아야한다. 어떻게 찾을 것인지 굉장히 러프하게 이야기하기에 실전으로 들어가면 쉬운 길은 아닐 것 같다.) 기업을 바라보는 방법에 있어서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나는 배당주에 관심이 많았지만, 배당주나 유틸리티 등에 관심이 있다면 책을 덮으라고 얘기한다. 100배 오를 주식을 이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최고의 주식은 성장을 많이 하는 주식이며, 100배든 그 이상이든 많은 주가 상승을 이루어낼 기업을 찾는데 시간을 쏟아야하며, 일단 그런 기업을 찾고 나면 오랜 시간 묻어두어야만 한다는 다소 기본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들이 있다.
100배 주식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분석했다. 우선 100배 주식은 높은 자본수익률을 가지고 있고, 그 수익을 재투자해서 수년간 다시 높은 자본수익률을 낼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이다. 100배 주식의 특성과 접근법에 대한 10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1. 100배 주식을 찾으려고 해야한다.
배당주나 유틸리티 주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당장 책을 덮으라고 이야기한다. 또, 적당히 괜찮은 수준의 수익률을 얻기 위해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100배 주식을 찾는데 온 힘을 쏟아야한다고 얘기한다.
거대한 사냥감을 찾고 있다면 작은 사냥감을 쏘고 싶은 유혹에 빠지면 안 된다
2. 성장, 더 성장하는 기업을 찾아야한다.
주당 매출액과 주당 순이익이 성장하는 기업을 찾아야한다. 둘 다 성장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매출액이 성장하더라도 순이익이 성장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마존의 과거 예를 들었는데, 아마존은 2003년 전년 대비 매출액이 33% 성장했지만 영업이익률은 5%에 불과했다. 하지만 R&D에 영업이익에 맞먹는 비용을 투자했고, R&D 비용을 포함하면 이익률은 10%에 달한다. 즉, 우리가 봐야할 것은 수익력(Earnings Power)이다. 현재의 순이익이 아니라 기업이 얼만큼의 수익을 창출해낼 힘이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위의 예처럼 아마존은 10%의 이익률을 낼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평균 이상의 성장률 + 평균 이상의 자본 수익률을 창출하는 능력을 가진 기업을 찾아야한다.
이런 기업을 찾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해 잘 알아야한다. 기업 분석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하는 이유다. 좋은 성장을 하는 기업을 찾아야한다. 매출이 두 배가 되었다고 해도, 주식 수도 두배로 늘었다면 좋은 성장이 아니다. 가격을 인하해 매출액을 늘린 경우도 자본수익률은 하락했을 것이므로 좋은 성장이 아니다.
3 . 주가배수(PER,PEG)가 낮은 것이 좋다.
자본수익률(ROE)이 높다면 설령 비싸게 매입했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준다면 결국 괜찮은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자본수익률이 높은 회사를 찾아야한다. PER가 높더라도 PEG가 낮다면 성장이 매우 빠르다는 의미이다. 이 점을 감안해서 분석해야한다.
'PEG = PER / 연간 주당 순이익 증가율'로 PEG가 1보다 낮다면 이익의 증가율이 더 높다는 의미이며 고성장 중인 기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높은 성장과 낮은 배수를 찾아라. 엄청나게 상승할 수 있다.
4 . 높은 자본 수익률과 경제적 해자는 꼭 필요하다.
높은 자본 수익률은 이 책의 핵심 중 하나다. 순이익의 대부분을 높은 수익률로 재투자하는 회사(e.g. 아마존)를 찾아야한다. 회사가 배당을 하면 재투자할 수 있는 자본이 줄어들고, 이는 수익률을 낮춘다. (완전한 기업 소유자의 관점으로 본다. 하지만, 결국 이가 더 큰 수익-주가 상승-을 투자자에게 안겨준다.) 차입금은 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15%의 자본수익률에 차입금을 더해 20%의 자본수익률로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은 유념해야한다.
배당은 분명 최대치 성장을 찾는 투자자에게는 값비싼 사치품과 같다. 만약 당신이 반드시 수입이 필요하다면, 재무관리사가 배당금없이 취할 수 있는 자본 이득을 찾아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만약 당신이 우유를 짜기 위해 소를 샀다면, 그 소를 가지고 옆 집의 말과 경주하려고 계획해서는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100배 주식이 될 때까지는 보통 20~25년 걸린다. 우리는 이렇게 오랜 기간 높은 자본수익률을 유지할 기업을 찾아야하기에 경제적 해자가 필요하다. 경제적 해자를 갖춘 기업이어야 자본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
5 . 소형주에 관심을 가져라.
도토리로 시작해서 떡갈나무로 끝난다. 떡갈나무로 시작해서는 동일하게 극적인 성장을 누리기는 어렵다.
너무 초소형주는 안 된다. 어느 정도의 매출 규모는 있어야한다. 저자는 1700만불 정도의 매출액을 적당한 규모로 제시한다. 1700만불 정도의 매출액을 보이는 회사 중에 100배 주식을 찾아야한다. 그리고 시가 총액 10억달러 이하의 회사에 집중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라 이야기한다.
6 . 소유자가 직접 경영하는 회사를 선호한다.
회사를 지배하는 사람이 보유한 주식에 돈을 투자하면 대리인 문제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소유자에게도 좋고 투자자에게도 좋은 방향으로 의사 결정이 이뤄진다.
7.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보조수단으로 커피캔 접근법을 활용하라.
100배 주식이 될 주식을 찾은 뒤에는 그 주식에 충분한 시간을 줘야한다. 가장 빨리 100배가 된 주식은 5년, 보통은 20~25년 정도 걸린다. 그렇기에 투자자의 본능을 물리칠 방법을 찾아야한다. 투자자의 본능이란 참을성 없음, 행동이 필요하다는 생각, "뭔가를 해야 할 것 같다."는 강한 느낌 등이다. 커피캔 접근법이라는 말이 가슴에도 와닿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용어이지만, 이런 투자자의 본능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커피캔이라는 포트폴리오를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커피캔 접근법은 무언가 대단한 것이 아니다. 100배 주식이 될만한 후보군을 추려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포트폴리오를 10년간 보유하는 것이다. 원리는 포트폴리오 중에 큰 수익을 안겨주는 주식이 최소 1개는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며(내가 고른 주식이 100배가 될지 확신이 없을 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확률을 높이는 것), 보유한 주식들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보다 가만히 있는 것이 더 성과가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원리는 이해가 되지만, 투자자의 본능을 억제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을까는 물음표. ^^
8 . 정말 좋은 필터가 필요하다.
시장의 사건들, FOMC의 회의 결과들, 리포트들 ... 등등 모두 소음이고 시간 낭비다. 100배 주식의 주가는 온갖 이유 때문에 출렁일 수 있지만, 사업 자체는 시간에 걸쳐 천천히 변화해 간다. 주식시장이 어디로 흘러갈지 수많은 추측을 하며 조바심내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해야할 것은 위대한 아이디어를 찾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9 . 행운이 돕는다.
운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
"합리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성향임을 감안하면, 항상 무언가에 궁극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 이것은 완전히 자연스럽지만, 완전히 헛된 생각이다. 진정으로 합리적인 태도는 삶이 의자에 느슨하게 앉아서 우연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10 . 주식은 되도록 매도하지 않는다.
주식을 매수할 때 모든 것이 올바르게 이루어졌다면, 주식을 매도할 시기는 거의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수수료는 낮게 유지하고, 양질의 기업에 투자하며, 배당은 재투자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속 보유하는 것이다.
필립피셔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는 팔아야한다고 했다.
- 실수했을 경우. 회사에 대한 사실 정보가 처음에 믿었던 것과 다를 때
- 주식이 더 이상 투자 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
- 더 나은 주식으로 교체하기를 원할 경우. 투자자는 교체를 신중하게 해야하고, 근거가 매우 확실할 때에만 교체해야한다.
손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성장 가능성을 잘라버리는 것은 마치 큰 돈을 들여 차를 산 후 차고 밖으로 한번도 몰고나가지 않은 것과 같다.
키워드를 정리하면, 높은 성장, 높은 자본수익률, 낮은 주가배수, 경제적 해자, 포트폴리오(커피캔)이다. 배당과 순이익에 대해 조금 다르게 보는 관점이 좋았고 생각해볼만하다. 와이민 님은 주식 초보들을 위해 좋은 책이라고 했지만, 주식이 익숙하지 않으면 처음에는 다소 읽기 어려울 수 있겠다. 이해가 안 되어도 쭈욱 훑어보고 재독하는 것을 추천한다.
※ '100배 주식'은 아래의 링크로 주문해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투자 > 책으로 배웠어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돈의 감각 - 통화량의 증감으로 보는 경제 사이클 (0) | 2020.10.24 |
---|---|
대한민국 상가 투자 지도 - 매장의 일매출을 통해 보는 상가투자 매력도 (0) | 2020.10.15 |
미국 주식 투자 - 불황을 이기는 가장 확실한 비법 (0) | 2020.09.25 |
똑똑한 배당주 투자 - 배당주 투자의 다른 접근 (0) | 2020.09.16 |
Keep Going - 실패해도 실패하지 않는 방법 (0) | 2020.09.06 |
댓글